다시 읽어보니 제가 참 용감한 표현을 썼더군요...
라....
속으로는... "한국 만화의 미래를 책임질 만화가 중 한 명"이라고까지 하고 싶지만...
너무 과하게 칭찬만하는 것으로 보일까봐 자중했습니다. ^^;;;;
( 그래 놓고 소제목은 "한국 만화의 미래"라고 떡하니 달아놨더군요. ;;;; )
물론 '~중 한 명'이라고 얘기할 때는....
그 또 다른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오늘 얘기하려는...
"입니다.
앞서 얘기한 석가의 방향과는 또다른 위치의 스펙트럼을 차지할...
'멋지고 재미있는' 만화, 만화가가 이들입니다.
그래서 조금 철 지난 이야기를 뒤늦게나마 다루기로 결심했습니다. ^^
"모과"를 만나다!저에겐 '최규석'이라는 이름보다는
'모과'라는 닉네임이 더 귀에 익습니다.
처음 소개 받을 때부터 '모과'인지, '뭐가'인지, '목화'인지...
카페의 소음에 묻혀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가운데...
석가군이 열심히 소개하던 기억이 너무 뚜렷해서일까요?
그게 아마 2002년 늦은 가을이었을텐데요...
케로군의 생일을 축하(?) 하겠다고 신촌의 모 카페에 몇 명이 모인 가운데,
"후배 한 명 불러도 될까요?" 라는 갑작스런 석가군의 물음에...
낯가림 없는 케로군의 동의를 얻어 나타난 이의 닉네임이 바로 그 '모과'....였습니다.
( 참 멋있고 잘 생긴 친구입니다. ^^; 몸짱에다가 성격 좋고.... ㅎㅎ )
2002년의 생일 이후로도 이런 저런 만남의 기회가 있었지만...
석가가 소개시켜주는 사람이 워낙 많기도 하고...
( 석가와 만난 회수 < 석가와 만날 때 소개 받은 사람의 수 )
모과군과 얽히는 일이 특별히 없어서인지..
많이 만났다고는 못하겠으니 그리 절친하다고는 말못할 사이인데도,
가끔 만날 때마다 너무나 친절하게 반갑게 맞아주는 모과군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듬해...
이 사람이 후일 '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를 낸 만화가 '최규석'이라는 것을 알게 될 때까지는
그 뒤로도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니다. oTL
케로군에게 그는 오랜 시간 동안 '모과'였으니까요...
'삼단변신' 얘기를 들었을 때도 모과는 모과, 최규석은 최규석으로 따로 생각하고 살았으니,
케로군의 센스 없음? 혹은 건망증은 참 어쩔 수가 없네요... '-';;;
우리는 중산층입니다!작년에 모과군과 술자리에서 얘기를 하던 중...
모과군이 강력히 주장한 얘기가 있습니다.
그건, 우리들은 서민이 아니고, 중산층이다...
바꿔서 말하자면 "습지생태보고서"에 등장하는 군상들이 진정한 중산층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심지어는 강남 아파트하나 가지고 있어도 중산층이라는...
진짜 부자는 못 봐서 케로군이 그렇게 생각하는 거라는... 등의....
'-';;;;
얼핏 동의하기 힘든 주장이었습니다....만 모과군이 계속 같은 이야기를 역설해서 그런지...
얼마 지나지 않아 케로군마저도 어느 정도 동의를 했습니다. '-'
그렇게 생각하면... "습지생태보고서"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페이소스는
단지 못사는 자들의 가진 자들에 대한 불평이나 자조 정도로 볼 것이 아니라...
35% 쯤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 연약한? ) 중산층의 삶을 그린다는 식으로 아구가 맞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게 제대로 된 냉소적 비평이 되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만화가 최규석의 스펙트럼은... 이와 같이 '페이소스'라는 단어로 집중이 되고...
그래서 비로소 '유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에 동의하기 때문에... 케로군이 웃을 수 있었던 것이고,
또 다른 독자에게도 가볍지만은 않은 웃음을 전염시킬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웃음은 아마도 삶에 대해 생각할 것리를 하나 더 얹어주는 웃음이겠죠.
둘리의 오마주?지인 '모과'가 아니라 한 사람의 만화가 최규석을 이야기하자면...
이 만화에 대한 얘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단편집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에는...
우울한 환경에 내던져진 둘리와 친구들의 이야기가 그려지는 단편부터,
단물빠진 껌처럼 무언가 허무에 가까운 이야기....
생각하기에 따라 굉장히 형이상학적이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개똥철학에 불과한 이야기까지...
좌충우돌 천방지축 다양한 이야기가 이것저것 나열되어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둘리에 대한 오마주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단편 하나... )
오히려 아직 정제되지 않은 풋풋한( 투박해 보일 수도 있는... )
만화가 최규석이 애시 당초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의 단면들을 노출 시키는 것이
이 책의 가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둘리는 단지 낚시?'
반 쯤은 맞지 않나라고 생각도 듭니다. ^^;
어쨌든, 이런저런 단편의 만화들이 모이고 모여서...또 잘 다듬어져서
결실을 맺은 것이 "습지생태보고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꼭 다듬어진 것이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공룡 둘리~"는 단순 비교보다는 더 높게 평가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공룡 둘리~"와 "습지생태보고서"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보다 친근하고 정겹게 다가드는 삶의 이야기와
뒤이어 따라오는 좌절과 실패,
그리고, 또다시 이 분위기를 70% 쯤 날려버리는 허탈함의 유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의 만화에서 느껴지는 사고의 흐름은 이건 마치 힘든 일상의 스트레스를
어딘가에서 반복해 풀어버리는 우리네 일상과 비슷해 보이는군요...
다행히, 그 유머 뒤에... 머리가 백지 상태가 되는 대신...
과하게 무겁지도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게 생각할 것들이 소록소록 떠오르는 것이...
만화가 최규석의 만화들이 가진 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무리에 행여 모든 걸 좋게만 보실까 해서 다른 얘기를 조금 적자면...
너무나 당연히 만화가 최규석의 두 작품도 모든 면이 최고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공룡 둘리~"보다는 발전했다고 하지만, "습지생태보고서"에서도 100%만족할 수 있는 '그림'이 그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또, 그의 철학( 앞서 얘기한 중산층... 이라든가 )이 꼭 보편적인 접근이라고는 못하겠습니다.
그걸 받아들이지 못한 순간 이야기의 흐름에 반기를 들지도 모르죠...
또, 그의 유머를 그저 재미로만 받아들인다면...그저 개그 만화로 인식될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그저 개그 만화인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저 개그 / 유머 만화가 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아보입니다.
( 애시당초 그런 목표는 아니었던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그래서 이런 단점들을 감안해 종합적으로 평하자면...
10점 만점에 8점 정도의 평가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혹은 재밌고 멋있는 친구 '모과'에 대해...
"습지생태보고서"를 꼭 한 권 구입해서 읽어보시고...
기회가 된다면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까지 구입하시기를 강력하게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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