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박찬욱 감독의 신작
"박쥐( Thirst )"를 보고 왔습니다.
복수 삼부작으로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는 지명도를 얻은 감독인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자,
칸느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는 점이나, 독특한 영화의 소재까지...
적지 않은 기대를 하고 극장을 방문할만 한 작품이었습니다만,
현실은 그닥 호의적이지 않거나 모호한 리뷰들 덕분에...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극장을 찾았습니다.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읽으시려면 클릭! -
그런데, 막상 감상한 '박쥐'의 이미지는... 예상과 많이 벗어나 있더군요.
사실, 박찬욱 감독의 전작들이 다소 그로테스크하기도 하고, 찝찝함이 많이 남는 영화들이었던지라,
영화를 보기 전 밥 먹는 메뉴까지 신경 쓰면서 긴장을 하고 극장을 찾았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의 감상은...
냉정하게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B급 코메디 영화의 걸작"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박쥐는 같은 감독의 전작들과 다르게...
영화가 끝나고 나서 남는 찝찝함과 답답함이 전혀 없었고,
이야기의 진행, 주요한 상황 변화와 그 상황에서의 인물들의 심리, 결말까지...
모든 것을 너무나도 친절하게 오해하지 않도록 설명해줍니다.
거기다 영화의 마지막은 뱀파이어라는 끈적끈적한 소재답지 않게... 너무나 깨끗하게 정리를 해 주더군요.
다소 야하거나, 잔인하게 보일만한 장면도 없지는 않지만...
그 장면들이 분위기를 잡기 전에...
재빠르게 사람을 허무하게 만드는 썰렁 개그와 기나긴 대사로 만에 하나 심각해질 상황을 비껴갑니다.
송강호의 노출 장면도 너무 금방 지나가 버려서... 관객들의 '어'하는 소리만 기억에 남을 정도군요...
김옥빈의 노출은 무슨 풀메탈패닉의 앵글처럼... 야하지 않게 처리되고...
배우들의 연기는 더더욱 진지함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송강호가 뱀파이어가 된 뒤에 내뱉는 뱀파이어와 관련된 대사는 어찌나 웃긴지...
특히, 예고편에선 굉장히 심각하게 들렸던 "뱀파이어는 불사의 존재가 아니예요..."라는 부분은,
영화에서는 너무나 웃긴 장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역시 B급 코메디에 충실합니다.
김옥빈이 뱀파이어로 부활한 뒤에 주고 받는 대사와 행동은 더더욱 코믹합니다.
두 뱀파이어가 전설의 고향처럼 폴짝폴짝 날아다니는 건... 극중 대사처럼...'귀엽습니다.'
라스트신에서의 김옥빈이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하는 씬도 웃음을 참기 어렵고요.
가장 인상 깊은( 그리고 역시 코믹한 ) 연기는... 신하균의 몫인데요.
돌 끌어않은 물귀신 연기라든가...
섹스씬에서 송강호와 김옥빈 사이에 끼어 있는 장면은 압권입니다.( 웃기면서도 멋진 장면입니다. )
물귀신 때문에 심리적으로 피폐해지는 뱀파이어란 설정도 재미있죠... ㅎㅎ
박찬욱 감독이 이런 B급 코메디로 절정의 기량을 보인 점에 찬사를 보냅니다.
영화 끝나고나서 너무나 상쾌하고 재밌어서...
( 이전 영화였으면 쉽지 않았을텐데 ) 강력하게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사실 거장의 반열에 올라서면서 뭘 해도 의도적이라고 믿게 되는 후광 효과도 있지만,
( 옛날 한국 영화처럼 현상 후에 뿌연 화면도 이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수준에 못미치는데 이것도 의도적? )
적어도 걱정할만큼 짜증나지도 않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가장 걱정(?)된 점은...
영화의 영어 제목이 'Thirst'라고 되어 있는데...
Thirst의 의미가 박쥐라고 혼동하는 학생(?)이 있을까 하는 점이었죠...
Thirst는 '갈증'입니다. 박쥐 아닙니다. 헷갈리지 맙시다. 박쥐는 Bat겠죠... -O-
노파심 같을지 모르지만... 정말 그럴 사람이 없으란 법도 없는 것 같습니다.
영화의 예고편이나 마케팅 지향점과는 많이 다르지만,
B급 코메디로서... 굉장히 훌륭한 작품이었다고 평가하고 싶고
( 케로군이 좋아하는 '새벽의 황당한 저주'와 버금가는 수준입니다... ㅎㅎ )
별점을 준다면 5점 만점에
별 네 개를 주겠습니다.
박쥐... 올 봄 볼 게 많은 영화 시장에서...
강력 추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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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토토의 느낌표뜨락 2009/05/04 12:21
포스터 쥑인다. 얼마나 강렬한가 '뱀파이어가 된 신부가 친구의 아내를 탐하다' 이 문구를 읽으며 성경책의 한장면을 떠올렸다. 다윗왕이 밧세바라는 여인을 범하고 그 남편을 전쟁터로 보내 죽게하는... 다윗왕은 전쟁터라는 배경을 통해서 밧세바의 남편을 살해(간접살인)했고, 영화에서는 자진해서 생체실험자가 된 신부가 500명 중에 한명으로 다시 살아난 기적을 겪으면서 뱀파이어가 되어 친구의 아내를 범하고, 그 친구를 강물에 빠뜨려 죽게한다. 그럼에도 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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